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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in Beijing/베이징 생활상식

중국, 춘절의 시작과 끝을 알리는 폭죽의 유래



악귀를 쫒아주던 폭죽, 깨끗한 공기까지 쫒아내버리다




 

중국에서 살고있는 한국인 거주자분들께서는 아마 지금쯤 폭죽 소리에 하루종일 시달리고 있으실 거라고 생각됩니다. 중국인들의 춘절기간 폭죽사랑은 좀 유별난데요, 12시가 훌쩍 넘은 새벽에도 누가 신경이나 쓰겠냐는 듯 폭죽행렬을 끊이지 않습니다. 특히 공원이나 아파트 가운데, 차도에서 많이 터뜨리는데, 자동차가 옆에 지나가도 아랑곳않고 터뜨리는 광경을 보면 실로 감탄까지 나옵니다.

 

사실 중국정부는 최근 최악의 스모그와 잦은 화재사고로 폭죽을 근절하겠다는 목표하에 폭죽판매와 사용을 금지하는 대책을 내놓았지만 전혀 소용이 없는 듯 합니다. 이미 미국 대사관에서는 미세먼지 pm2.5를 측정불가한 수치까지 올라갔다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또한 섣달 그믐인 22일부터 23일까지 하루동안 중국 전역에서 1,602건의 화재사고가 발생해 1명이 숨지고 3명이 부상을 입었다고 합니다. 춘절 전야에 베이징에서만 터뜨리고 남은 폭죽잔해는 1,423t으로 지난해 2,380t보다 줄었지만 상당한 양임을 알 수 있습니다.

 

이처럼 지구 전반의 대기오염의 주범이자 다수의 사상자를 유발하는 폭죽놀이, 어떤 이유로 시작되었을까요?

 

옛날에 니엔(年)이라는 바다 속에 사는 괴상한 짐승이 섣달 그믐날이면 육지로 올라와 산 사람을 잡아먹었다. 사람들은 섣달 그믐날이 되면 이 괴물을 피해 깊은 산속으로 도망을 가야만 했다.

 

 

어느 해 그믐날 밤에 백발노인이 찾아와 자기를 하룻밤 묵게 해주면 그 괴상한 짐승을 쫓아주겠다고 했다. 사람들은 노인의 말을 믿지 않고 빨리 함께 산으로 숨기를 권했지만 노인은 고집을 꺾지 않아 사람들은 하는 수없이 노인을 남겨둔 채 산속으로 숨었다.

 

백발노인은 집안에 불을 밝히고 붉은 비단 옷을 입은 채 괴물을 기다렸다. 드디어 ‘니엔’이란 괴물이 나타나자 노인이 ‘니엔’을 향해 폭죽을 쏘았다. 폭죽소리에 놀란 괴물은 온몸을 부들부들 떨면서 앞으로 다가가지 못했다. 이때 붉은 옷을 걸친 노인이 대문을 활짝 열고 큰소리로 웃자 ‘니엔’은 혼비백산하여 도망쳤다.

 

산에서 내려온 마을 사람들은 그 괴물이 가장 무서워 하는 것이 붉은색과 불빛, 폭죽소리였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이때부터 대문에 붉은 대련을 붙여놓고 밤새 불을 환하게 밝히며 폭죽을 터트려 더 이‘니엔’이 침입하지 못하게 했다.

 

설날엔 아침 식사를 마친 후 남자들은 이웃으로 바이니엔(排年)을 다닌다. 우리의 세배와 같다고 할 수 있는데 여자들은 대문 밖을 나갈 수 없어 남자들만 다니는 것, 덕담을 주고받는 것, 세뱃돈을 주는 풍습까지 우리와 아주 비슷하다. 바이니엔(排年)은 전날 니엔(年)에게 잡아먹히지 않은 것을 서로 축하하며 인사한 것이 그 시작이라고 한다.

 

중국인들의 폭죽문화는 이러한 신화에 기반을 합니다. 정확히 언제부터인지는 정확한 사료가 없어 고증이 어렵지만, 중국은 폭죽이 꽤 오래전부터 있었다는 역사적 사실을 비추어볼 때, 상당히 오래되지 않았나 추측을 해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