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근로자들이 외국인 사장을 감금

Disgruntled factory workers in China hold their US boss hostage

중국에서 이례적으로 근로자들이 미국인 사장을 닷새째 감금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미국에 본사를 두고 중국에서 10여년 동안 생산을 해온 의료용품 중소기업 스페셜티 메디컬 서플라이즈(Specialty Medical Supplies·이하 SMS)의 중국 공장 사장 칩 스탄스가 지난주 금요일 부터 닷새 째 베이징 외곽에 위치한 공장 밖으로 나오지 못하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사장을 감금한 근로자들은 회사가 제대로 된 협상을 하기 전에는 그 어떠한 생산시설 이전도 할 수 없다고 농성하고 있다. 사장 옆에서 일거수 일투족을 감시하고 있으며, 지역 정부는 방관하고 있다.

이에 대해 스탄스 사장은 "중국 공장은 사업성이 좋지 않아 인도 이전을 준비하고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현재 주문받은 물량을 소화하지 못하면 공장 내 식구들을 지킬 수 없다"면서 근로자들에게 풀어줄 것을 요청했다.

홍콩에 본부를 둔 노동단체인 중국노공통신(中國勞工通訊)은 "근로자들이 사장을 감금한 것은 사장이 외국 여권을 소지하고 있기 때문"이라면서 "혹시라도 사장이 근로자들을 나몰라라 하고 달아나 버릴까봐 근로자들이 보상을 받을 때 까지 사장을 감금하기로 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상하이 소재 로펌인 패그레 바커 대니얼스(Faegre baker daniels)의 케빈 존스 대표는 "한 사람의 자유이전권을 침해하는 것은 분명한 실정법 위반이지만 중국에서 보통 이런 일들이 발생하면 경찰이 개입하지 않는다"면서 "중국 경찰은 사건이 극에 달할 때 가지 간섭하지 않는데 현재로썬 대사관도 별로 힘이 없다"고 말했다.

FT는 외국계 기업들이 최근 중국의 인건비가 빠르게 상승하자 생산비를 줄이기 위해 중국에서 제3국으로 공장을 옮기는 일이 잦아진 가운데 중국 근로자들의 불안감이 증폭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 여성 근로자는 "초과근무도 없고, 보너스도 없어서 불만이다"라며 "왜 공장을 다른 나라로 옮겨야 하는 지도 잘 모르겠다"라고 대답했다.

특히 최근 중국의 경제성장 속도에 제동이 걸리면서 중국 곳곳에서 기업이 문을 닫고 사장이 공장을 팔아 몰래 도망쳤다는 뉴스가 끊이지 않고 나오고 있는 것도 근로자들의 불안감을 키우는 요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