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상하이 양산(洋山)항. 출처/ 블룸버그
중국이 내달 1일 상하이 자유무역지대 출범을 앞두고 기대에 부풀었다. 증시에서 관련주들은 급등했다. 하지만 중국 정부는 세부 사항에 대해 입을 다물고 있어 기대 만큼의 실속이 있을지 불투명한 데다, 그 앞에 장애물도 적지 않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6일 보도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지방정부가 부동산 가격을 올려 세수를 늘리려는 수법에 불과하다는 의심까지 제기한다.
사안에 정통한 관계자는 이날 상하이 자유무역지대가 오는 29일 출범식을 갖고 내달 1일부터 공식 가동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아직 나온 공식 성명은 지난달 22일 국무원이 "경제 개혁을 위해 중대한 조처를 할 것"이라고 밝힌 것뿐이라고 WSJ는 전했다. 어떤 개혁인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입을 열지 않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증시에는 충분한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시장정보제공 회사 WIND에 따르면 상하이 무역지대와 관련된 상장사 18곳은 성명 발표 이후 평균 93%나 올랐다. 이 기간에 중국 최대 항구사업체인 상하이 국제항의 주가는 144%, 상하이 금교수출가공구는 68% 올랐다.
전문가들은 조심스런 입장을 내비쳤다. 장강 센트럴차이나 증권 수석 연구원은 "대규모 투기가 이뤄진 것이 사실"이라며 "하지만 세부안이 불투명하기 때문에 이런 현상도 곧 끝날 것"이라고 말했다.
상하이 자유무역지대가 성공을 거두려면 넘어야 할 장애물이 많다고 WSJ는 전했다. 자본의 자유로운 이동은 위안화 국제화에 꼭 필요한 조치다. 하지만 별다른 안전망 없이 개방하면 '댐에서 물이 한꺼번에 빠지듯이' 외화가 유출될 수도 있다고 WSJ는 전했다. 중국 경제가 둔해지는 추세고, 은행 시스템에 대한 불안도 같이 고개를 들 거라는 이유에서다.
ANZ 은행은 보고서에서 "역내와 역외 금리 차이를 어떻게 해결할지 미지수"라며 "중국이 재정거래에 따른 자본 유출을 어떻게 통제할지도 불투명하다"고 밝혔다. 캐피털이코노믹스는 보고서에서 상하이 자유무역지대가 "지켜볼 가치가 있는 실험이지만 일부가 믿는 것처럼 판도를 바꿔놓을 정도는 아니다"라고 평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의 경제 칼럼니스트 톰 홀랜드는 이날 상하이 자유무역지대를 두고 "또 다른 부동산 계획 개발의 냄새가 난다"고 썼다. 그는 지방 정부가 세수를 늘리기 위해 부동산 가격을 올리려는 꾀를 부리고 있다고 봤다.
그는 "위안화 국제화 실험을 위해 일부러 개발되지 않은 지역을 선정할 필요가 없었다"며 "자본 계정 개방 역시 새로운 금융센터 두 곳을 짓는 대신 기존의 은행들에 위안화 자금 조달을 허용하는 방안이면 충분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중국의 또 다른 경제특구인 선전(深圳) 지방 정부는 첸하이(前海) 지역의 부동산 개발을 인가하며 230억위안의 수입을 올렸다고 홀랜드는 덧붙였다.
[한동희 기자 dwise@chosun.com]
중국 정부가 홍콩지역의 자유무역항과 더불어, 대륙 내부의 도시인 상하이에도 자유무역지대를 출범시키고 있습니다. 현재 불안한 중국 경제와, 정체된 GDP 성장율, 취약한 금융구조의 붕괴등을 반영하는 정책이라고도 볼 수 있습니다. 리커창 총리의 입장으로써, 중국에 외자를 더 유치할 필요성을 느끼고 있는 듯 합니다.
문제는 외자가 유입된 이후로도 중국 정부가 현재 실시하고 있는 재정정책이 지속성을 갖출 수 있을 것인지, 상하이 자유무역지대가 과연 홍콩을 넘어설 수 있을 건지가 가장 큰 관건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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