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컴은 결국 맥 사용자들과 세계시장을 다시 한번 버리는가?
한컴오피스 2014가 출시된지도 시간이 많이 흘렀다. 한글은 아래아 한글시절부터 정부기관에 소프트웨어를 판매하면서 국민의 세금으로 큰 회사이다. 그동안 맥 OS X에 전혀 관심이 없던 한컴에서 이번 한컴오피스 2014 맥 OS X 사용자들을 위한 버전도 내놓겠다고 해서 많은 관심을 끌었는데, 결과는 절반의 성공에도 못미쳤던 것 같다. 일단 맥 OS X용은 한글 밖에 사용하지 못한다. 윈도우 사용자용 한컴오피스에는 한글, 한셀, 한쇼가 모두 포함되는데, 맥 OS X 사용자들은 이 중 한글만 사용할 수 있다. 가격적인 면에서도 지나치게 차별을 두어서 원성을 많이 샀는데, 세가지 소프트웨어가 모두 포함된 한컴오피스 2014 홈에디션 MLP(3대까지 설치 가능한 버전)가 42,900원인 반면, 한글만 사용가능한 맥 OS X용인 한컴오피스 한글 2014 for Mac 홈에디션 MLP는 무려 2만원이나 더 비싼 69,900원이다. 게다가 맥 사용자들은 맥 OS X 구동중에는 결제조차 불가능하다.
그래서 처음에 맥 사용자들의 편의를 위해서 맥 스토어를 통해 유통망을 확대하겠다고 회사는 발표했고, 많은 맥 사용자들은 그 소식을 믿고 기다려왔다. 하지만 씨넷코리아와 한 인터뷰에서 한글과 컴퓨터는 맥 사용자들을 편의를 위한 지원을 하지 않을 것임을 밝혔다. 다음은 씨넷코리아와 한컴 관계자와의 내용문 일부 발췌이다.
한글과컴퓨터가 맥용한글 2014의 맥앱스토어 등록을 사실상 포기했다.
맥앱스토어에서 판매하게 되면 고객 서비스를 제대로 제공할 수 없는데다 애플 측에 지불해야 하는 수수료도 부담이라는 얘기도 들린다.
(중략)
한컴이 맥앱스토어에 한2014를 등록하기 어려웠던 원인은 복합적이다.
한컴 내부에선 애플에 30%를 수료로 내야 한다는 것과 맥앱스토어에서 계정만으로 구매하게 되면 한컴에 제품번호를 등록필요가 없기 때문에,
고객 서비스와 응대가 제대로 이뤄지기 힘들다는 것이 맞물린 결과라는 얘기가 들린다.
이에 대해 한컴 홍보팀은 수수료보다는 고객 지원 이슈 때문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애플은 유료 애플리케이션이 애플 앱스토어와 맥앱스토어에서 판매될 때 동일하게 30%의 판매 수수료를 받고 있다.
만원 미만의 앱이 대부분인 앱스토어와 달리 비용이 제법 비싼 PC용 SW는 30%의 수수료가 판매 업체들에게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수수료 문제는 맥앱스토어에 애플리케이션 생태계가 아이폰이나 아이패드 만큼 활성화되지 못하는 원인으로도 지적돼 왔다.
한컴 입장에선 맥앱스토어 올려 판매액의 70%만 매출로 얻는 것과 수수료를 보전하기 위해 맥앱스토어 판매 가격을 올리는 방안 모두 고르기 어려운 옵션이었을 것으로 보인다.
사실 맥 스토어는 애플 모든 디바이스 앱 스토어와 같게 30% 수수료를 책정하고 있다. 한글과 컴퓨터는 수수료 문제가 아니라는 이유를 들었지만 이 수수료에 대한 부담이 컸던 것으로 보인다. 왜냐하면 지금까지 맥용 한글은 한달에 한번정도 꼴로만 업데이트를 지원 했을 뿐이고, 긴급한 업데이트가 있을 때에는 1년에 2번정도 애플에 긴급심사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애플의 심사정책은 맥 OS X와 사용자들을 보호하기 위한 방편이기 때문에 이를 감수하지 못하겠다고 하는 것은 회사로써 감수해야 할 번거로움을 소비자에게 그대로 전가하겠다는 의미로 밖에 풀이되지 않는다. 아니면 차라리 애플 앱 스토어 통과과정에 꼭 필요한 샌드박싱 정책이 한글 일부 기능을 비 활성화 시켜서 어렵다고 말했다면 차라리 떨떠름하지만 수긍했을것이다.
6월 13일 한글이 세계로 떠나겠다고 공언한 현재, 한글과 컴퓨터 스토어는 해외 신용카드로는 결제조차 안되며, 국내 신용카드도 액티브엑스 없이는 결제가 안된다. 이런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볼때, 한글과 컴퓨터의 경영진들과 임원진들의 생각은 아직 관공서에 배급하면 그만이라는 우리나라 90년대 IT시장에 대한 향수를 버리지 못하고 있는 듯 하다. 차라리 맥 사용자들은 올 하반기 시범예정인 쿠쿠닥스를 기다리거나 네이버웍스를 이용해 한글 hwp문서를 편집하는 것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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