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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in Beijing/베이징 생활상식

[한국기업] 농심의 중국 진출 어디까지 왔나?



한국인의 라면을 만드는 회사, 농심





모든 국민이 일주일에 1~2회정도 꼭 먹는 인스턴트 식품이 있다고 한다. 처음엔 일본에서 개발되었지만, 우리나라에 들어온 이후 점차 시장을 넓혀가더니 카레맛, 짜장맛도 만들어내었고, 비빔냉면, 모밀면, 하얀국물까지 못 만들어내는 게 없을 정도다. 유튜브의 인기채널 영국남자에서는 최근 한국야쿠르트가 개발한 이 것을 먹고 한번 뒤집어 진 적이 있다. 바로 라면이다. 대한민국 시장에서 라면은 과점구조를 가지고 있는데, 농심을 비롯한 4개 회사(농심, 삼양식품, 오뚜기, 한국야쿠르트)가 2013년 기준으로 70%가 넘는 점유율을 보유하고 있었다. 하지만 2012년 기준 라면 생산량은 35억개 정도로, 한국의 인구가 상대적으로 적다보니 라면회사들이 양적으로나 질적으로 성장하는데 한계에 부딪히게 되고, 이 때문에 가격담합 및 비정상적인 가격상승을 관행처럼 해오고 있었다. 그런 면에서 우리나라 라면생산업체들의 해외 진출은 매우 반길만한 일이다. 시장을 개척하는 과정에서 질적으로 그리고 경쟁을 통해 소비자가 더 우수한 제품을 선택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해당사진은 싱가포르계 대형쇼핑몰인 CapitalMall(凯德mall)에 위치한 BHG에서 찍은 사진들이다. 라면코너에 농심사의 라면 제품들이 상당히 많이 들어온 것을 알 수 있다. 초반기엔 신라면과 라바이차이(辣白菜)라면만 들어왔으나 점차 시간이 지나가면서 둥지라면, 안성탕면(石锅牛肉), 너구리(乌龙面), 카레라면(咖喱拉面), 비빔면(辣白菜韩式秘制拌面), 상해탕면(上海汤面) 등의 신제품이 계속해서 개발되고 진열대에 오르고 있다. 농심 차이나의 매출액도 선방하고 있다. 올해 1~2월 매출액이 3,000만 달러에 이르는 등 전년동기 대비 38%나 급증했다. 라면류 뿐만 아니라 스낵류인 쫄병스낵(兵卒一口脆)과 양파링(洋葱圈), 새우깡(鲜虾条)도 제조되는 것으로 알려져있으나, 아쉽게도 중국 대형마트에 잘 전시되지 않는 편이다.


필자가 직접 중국 농심 제품 여러가지를 선택해서 시식해 본 결과 의외로 라바이차이 제품이 굉장히 깔끔하고도 맛있었다. 특히 김치 블록이 들어있기 때문인지, 라면을 먹을때, 볶음김치와 비슷한 사이즈의 김치를 같이 먹을 수 있다. 신라면은 무난한 편인데, 가끔 파란색 라벨이 붙은 "새우맛"을 잘못해서 먹는 경우는 헬을 볼 수도 있으니 조심해야 한다. 안성탕면은 좀 답답한 맛이 강한 편이다. 너구리는 확실히 한국에서 제조된 것을 먹을 것을 권한다. 중국상품엔 다시마가 없다.


초코와 마시멜로우로 만든 간단한 간식인 초코파이로 세계시장을 제패했던 오리온처럼 농심의 해외진출이 굉장히 반갑다. 특히나 짧은 시간내에 이렇게 많은 상품을 중국에서 생산하고 또 판매한다는 것이 정말 놀랍다고 할 수 있다. 물론 얼마전엔 자체 생수 브랜드인 백산수(白山水)를 홍보하는 과정에서 한국어로 대놓고 "장백산(长白山, 동북공정을 진행하면서 중국에서 백두산을 부르는 이름)에서 만든 신선한 광천수"라고 광고했다가 한인들에게 거센 항의를 받은 적이 있긴 하지만, 점차 한국기업이라는 정체성을 확립하고 나아가는 기업인지라 향후도 브랜드가치와 매출액은 더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