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경 속 거대한 공장지역으로 예술이 들어가다
중국 북경엔 예술가들의 해방구라고 불리우는 곳이 있다. 우리나라로 치면 홍대와 합정정도 되는 자유로움이 발산되는 곳이라고 할 수 있겠다. 북경 동북쪽에 위치한 한 공장지대가 예술가들이 많이 사는 곳으로 바뀌면서 이곳이 798(치지우빠) 예술구가 되었다. 이곳의 중국어 정식명칭은 798艺术区이며, 영어로는 798 Art District라고 한다. 택시를 타서 택시기사님에겍 치지우빠라고 말하면 대다수가 알아듣고 이곳에 내려줄 것이다. 사진에서 볼 수 있듯이 60만 평방미터나 되는 이곳은 원래 공장지대였다. 중국이 5주년 경제개발정책을 실시할때, 1차로 진행된 "一五"기간동안 주은래 총리의 지시에 따라 북경에 만들어진 곳이다. 처음엔 718 연합공장구(联合厂)라고 불리웠는데, 나중에 718 연합공장구가 해체되면서 706厂, 707厂, 718厂, 797厂, 798厂 그리고 751厂로 나뉘어 진다. 분리된 공장들 중 798厂에 2001년 부터 예술가들이 각지에서 모여들기 시작하면서 지금의 798 예술구를 형성하게 되었다.
필자가 여길 방문했을때에도 여전히 새로운 공방을 위해 공사중인 곳이 많았다. 보통 여기에 버려진 폐공장을 개조해 공방이나 화랑 혹은 음식점등을 만드는데, 공사를 할때는 공장 외부의 모습은 그대로 간직한 채, 주로 내부 인테리어만을 손봐서, 겉은 폐공장의 모습을 안은 현대화된 모습이라는 십분 독특한 느낌을 낸다. 60만 평방미터나 되는 이 광활한 공장지대에서 어디하나 손대지 않은 폐공장이 없는 것을 보면 굉장히 많은 예술가들이 자신들만의 공간을 잘 가꾸어 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심지어 빈 벽들에는 형형색색의 개성있는 그래피티가 빼곡히 자리잡고 있다.
이렇게 자신만의 공방을 만듬과 동시에 만든 작품들을 팔기위한 샵들이 많이 자리잡고 있다. 이곳은 본색이라는 샵이였는데, 안에 들어가니 밖에 있는 빨간색의 여자동상과는 전혀 다르게, 가죽으로 만든 제품들을 팔고 있었다. 가죽처리하는 약품 특유의 냄새가 가득한 것을 보니, 매일 작업을 하는 듯했다. 손가방과 팔찌, 목걸이, 지갑등을 팔고 있었는데, 가격은 40에서 50위안정도로 비교적 저렴한 편이다. 또한 공방의 주인과 같이 이야기를 나누면서 제품에 대한 문의를 바로바로 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798 예술구가 연인들 데이트 필수코스로 꼽히는 이유중에 하나가 바로 화랑과 전시장들만 있는 것이 아니라 중국과는 거리감이 큰 이국적인 식당들과 커피샵들이 많이 자리잡고 있다는 것이다. 이국적인 식당들은 싼리툰에 가도 많지만 하루종일 예술과 같이 향유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는 뭔가 부족한 곳이다. 싼리툰이 밤문화에 좀 더 잘 맞추어진 곳이라면 이곳은 주간에 연인과 부담없이 들를 수 있는 곳이 특징이다. 생각지도 못한 예술작품들도 많이 만나게 되고, 중국 예술에 대한 이해를 좀 더 할 수 있게 된다. 그리고 필자는 개인적으로 폐허가 된 공장에 예술가들의 작품과 이국적인 식당가 그렇지만 아직 지역주민들의 토속문화가 같이 살아숨쉬는 이 지역이야 말로 현대 중국이 살아가고 있는 역사를 가장 잘 대변해 준다고 생각한다. 그러므로 현대화 되었다고 하는 중국에서 아직 미숙한 시민의식과 각종 불합리한 제도등으로 중국이 이해가 잘 가지 않는 사람들이 있다면 이곳을 한 번 방문해 볼 것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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