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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침몰사건, 선장만 배를 가장 먼저 탈출하지 않았다



외신들의 따끔한 한소리, 그게 대통령이 할 말인가?




예로부터 우리나라는 참으로 다사다난한 역사를 겪어왔습니다. 한반도라는 지리적인 특성도 있었지만, 강대국인 중국을 옆에 끼고 있었기 때문에 우리민족 역사상 가장 강력한 나라로 손꼽힌 고구려도 건국부터 멸망까지 시도 때도 없이 중국과 전쟁을 치뤘습니다. 결국 한반도의 내분과 그 중 나라가 중국에게 원군을 요청하는 등의 문제가 있어서 고구려는 멸망했고, 그 이후로 한국의 역사는 끊임없는 침략의 역사가 시작됩니다.


고려때는 몽골족 원나라의 침략을 받아 나라를 빼앗겼고, 조선시대에는 제대로 된 전쟁도 해보지 않고 중국에게 먼저 고개를 숙이고 들어갔습니다. 한족의 나라를 섬기다가 오랑캐 나라를 섬길 수 없다고 해서 금나라가 쳐들어오자(병자호란 1636), 왕은 고위관직에 있는 신하들과 함께 백성들을 버리고 궁전에서 가장 먼저 탈출했습니다. 그 뿐이 아니라, 그 전에도 왜구가 명나라를 치러가겠다고 조선을 침략하자(임진왜란 1592) 선조 역시 궁궐과 백성을 버리고 가장 먼저 우리나라 땅끝까지 도망갔습니다. 이렇게 왕족과 귀족들이 제일 먼저 피난하면서 정당성을 내새운 이유는 단 하나 "종묘사직"이였습니다.


역사는 언제나 돌고 돈다고 하던가요. 노블리스 오블리주가 실종된 조선을 계승한 대한제국과 대한민국의 친일 정치인들도 역시나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일제시대엔 나라를 그대로 팔아넘기고 권력과 재산을 부정축재했던 을사오적(박제순(朴齊純, 외부대신), 이지용(李址鎔, 내부대신), 이근택(李根澤, 군부대신), 이완용(李完用, 학부대신), 권중현(權重顯, 농상부대신))이 있었습니다. 1945년 8월 15일 광복한 이후로 대한민국이 설립되고 나서는 대표적으로 1대 대통령인 이승만 대통령이 1950년 6월 25일 새벽 북한의 남침이 시작되자 한강다리를 끊고 가장 먼저 서울을 탈출해 부산으로 도망간 예를 들 수 있습니다. 1980년엔 5.18 광주민주화운동이 일어나자 전두환 대통령 각하께서는 친히 친위부대(20사단)를 내려보내 시민들을 학살했었습니다.



[사진출처: 가디언 원문 캡쳐화면, 블로터닷넷]


그 치욕스런 역사가 역시 끝나지 않고 21세기 한국에서 계속해서 반복됩니다. 이번 세월호가 사고로 침몰하자 공주님께서는 말씀하셨습니다.


“학생들이 구명조끼를 입었다고 하던데 그렇게 발견하기가 힘듭니까?”


네 정말 그렇습니다. 발견하기가 그렇게 어려울까요? 바다는 파란색이고 구명조끼는 보통 가시능력이 좋은 주황색으로 되어있는데 말이지요. 한 나라의 수장이자 컨트롤 타워의 최종 책임자가 지금 어떤 사고가 났는지, 또 실종자들과 피해자들이 어떤 상태인지도 모르고 내뱉은 말입니다. 배는 전복되어서 뒤집어졌고, 그 안에 갇힌 실종자들은 당연히 발견할 수가 없습니다. 그들이 주황색 구명조끼를 입지 않고 있어서가 아니라, 그 안에서 신호탄을 터뜨려도 내부에서 갇혀 있기 때문에 밖에선 보이지 않습니다. 그러니깐 "안전을 최우선시 하는 정부"께서 일주일이 지나도록 실종자를 못찾았던 거 아닙니까. 대통령이 저런 말을 내뱉을때까지 중대본은 무슨 일을 했었을까 걱정됩니다.


사고 이튿날인 4월 17일 공주님께서는 실종자 가족이 모여 있는 진도 실내체육관을 찾았습니다. 이 자리에서 대통령은 이런 말을 합니다.


“있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난 데 대해 철저한 조사와 원인 규명을 해서, 책임질 사람은 모두 엄벌토록 할 것이다.”


이게 바로 외신들을 경악케 했던 대목입니다. 세월호를 버리고 가장 먼저 탈출한 선장과 같이 이 대한민국이라는 안보와 재난을 책임지는 시스템의 총책임자인 대통령이, 최후의 책임을 져야 하는 자리에서 법위를 군림하는 심판자의 자리로 "탈출"해버린 것입니다. 도대체 공주님은 배를 버리고 탈출한 선장과 뭐가 다른 것입니까? 지금 이 자리에서 국가의 안위와 안보를 책임져야 하는 대한민국 대통령의 특성상, 이 발언은 정말 위험천만하고 한 나라의 수장과 그 내각의 수준을 그대로 드러낸다고 할 수 있습니다.


정홍원 국무총리님은 뭐가 그렇게 피곤하신지 차안에서 호위를 받은 채 잠이들어 버렸고, 유족자 가족들은 차가운 체육관 바닥에서 잘 때, 게다가 한옥펜션에서 투숙까지 하셨으며, 서남준 교육부장관은 긴급의료지원을 받아야 하는 곳에서 친히 라면까지 드셨으며, 송영철 안행위 국장은 세월호 유족들과 사망자명단 기념촬영까지 하려고 했습니다.


[사진출처: JTBC 썰전 캡쳐화면]


이게 나라입니까? 어느당 서울시장 예비경선후보 아들이 페이스북에 올린 말마 따나 정말 "미개"하기 짝이없습니다. 그 친구 말이 백번 천번 맞습니다. 정말 "미개"한 나라가 되어버렸습니다. 썰전에서 나온 매뉴얼을 보고 깜짝 놀란 국민들이 많은 줄 압니다. 저 매뉴얼은 작년 해수부가 만든 메뉴얼입니다. 총제적인 부실로도 모자라서 게다가 언론 물타기 까지 시도하는 대한민국, 아니 공주님과 전임 2MB를 위한 나라로 전락해버린 건 아닌지요.


걱정입니다. 나라의 미래가 우리 후손들의 삶이 그리고 내 자식들의 안위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