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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종후기/영화후기

[국내영화/마스터] 조희팔 다단계 사기사건 재조명


요즘은 많이 잠잠해졌지만, 2004년부터 2008년까지 경상도에서 의료기기 역렌탈 사업이라는 명목하에 단군이래 두번째로 큰 사기를(가장 큰 사기는 한반도 대운하랑 자원외교라지...) 쳤던 조희팔의 다단계 사건이 대한민국을 거세게 강타했다. 의료기기를 구입하면 역렌탈을 맡아 수익금을 돌려주는 형태로 조희팔의 경우 다단계(요즘 말로는 네트워크 사업에 해당, 요즘도 이런 사기가 많다)라고 했지만, 정확하게 얘기하면 미국에서 1920년에 일어났던 폰지사기 사건(새로 가입한 투자자의 돈을 일부 빼돌려 먼저 투자한 투자자에게 수익금 명목으로 주는 사기형태, 가입자가 줄어들거나 없어지면 바로 파산을 맞는다)이랑 비슷하다고 보면 된다. 조희팔 사기사건의 피해규모는 5조 517억원(기사참조)에 달하고 피해자수는 약 7만명이 달한다고 한다.


사실 조희팔이 많이 알려져서 그렇지 경상도 울산 출신의 주수도의 제이유 다단계 피라미드 사태(관련자료)도 단군이래 세번째로 큰 사기사건으로 2조 1천억원대의 사기를 쳐 많은 서민들이 피눈물을 흘리게 했다.


이러한 사기사태는 시대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계속해서 반복되고 있는데, 안정적인 고수익(두 단어가 동시에 들어가 있는 모든 광고문구는 죄다 무조건 그냥 '사기'라고 보면 된다. 전 세계에서 투자의 귀재라고 불리우는 천하의 워렌버펫도 1년 수익률이 20%를 겨우 웃돈다. 안정적인 20~30% 수익? 사기꾼이라고 생각하고 가던길 가면된다. 차라리 도를 믿습니까 강연장에 따라가도록 하자.)이라는 미끼로 희망이라는 헛된 꿈을 주며 아직도 서민들의 돈을 갈취하고 있다. 이러한 다단계 피라미드 네트워크 사기를 치는 진현필 회장(조희팔 초성 ㅈㅎㅍ을 패러디 한 듯?)을 보여준 영화가 바로 마스터이다. 



마스터에는 다단계 사기를 가감없이 잘 드러냈는데, 폰지 사기와 네트워크 대표의 해외 밀항, 해외에서 의문의 죽음 등을 보여주려고 했던 걸로 보아 아마도 조희팔을 겨냥한 것 같다. 특히 해외에서 의문의 죽음 이 부분이 조희팔과 많이 연결이 되는데 이유는 조희팔이 아직도 살아있다는 증언이 중국에서 꾸준하게 들어오고 있기 때문이다.(관련기사) 영화 내용에서도 보면 크게 1부랑 2부로 나뉘어서 관람포인트가 약간 다른데, 1부는 진회장이 한국에서 살아있을 때 사기치는 모습에 포커싱을 맞춘다면 2부는 진회장의 해외도피중 김재명 형사가 검거에 나서는 모습을 보여준다. 1부는 실제 일어난 실화라면 2부는 국민의 마음속에 있는 염원이라고 보면 편하다(검찰과 경찰이 조희팔에게 돈을 받고 현재까지 뒤를 봐주고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이유다. 물론 일부는... 그럴지도...) 진회장이 죽음으로 자신의 신분을 세탁하고 해외에서 얼마나 호화롭게 아무에게도 간섭당하지 않고 살고 있는지 내용을 보다보면 울분이 터질 정도이다.



마지막까지 진회장의 범죄혐의 입증을 위해 주력한 것은 장부의 확보인데, 진회장의 장부에는 법조계, 정치계 쪽에 돈으로 스폰을 하는 사람들의 명단이 빼곡히 적혀있다고 한다. 영화에서 진회장은 장부에 적힌 그들의 비호를 받으며 대형 사기범죄를 치고 범죄수익의 대가로 정치권에게 다시 상납을 하는 구조이기 때문에 그들을 한꺼번에 일망타진 하기 위해 장부의 확보가 매우 중요했던 것이다. 영화에 나오는 이 정법계 명단이 적힌 장부는 현실에서도 등장을 하고 있다. 한국에서 최근에 터진 부산 해운에 엘시티 특혜를 받은 이영복 회장이 구속되었고 그가 가진 장부에 적힌 수도없이 많은 정치법조계 스폰 명단이 터진 것이다. 이러한 사기꾼이 계속해서 나오게 만드는 국가 시스템을 바꾸기 위해서 장부가 중요한 역할을 맡고있다. 물론 장부를 언급하며 그와 연관되어있던 부산의 많은 고위급 공무원들과 새누리당의 의원들을 우회적으로 비판하여 심기를 불편하게 했을지 모르겠지만...


영화는 언제나 늘 그렇듯 해피엔딩으로 마무리가 되는 것이 숙명이다. 엔딩은 여러분들이 영화관에서 직접 확인하면서 내용에 대해서 평가하고 같이 공감했으면 한다. 마스터 엔딩씬은 총 2번이 나오는데, 영화가 끝나자마자 한번 나오고 엔딩 크레딧이 모두 올라가고 나서 한 번 더 나오니 두 편을 모두 볼 것을 추천한다. 


어느나라나 권력앞에 마냥 강한자가 없다지만 노무현 전 대통령께서 말씀하신것 처럼 한국인은 한번도 권력에 맞서 대항해 성공해 본 적이 없다. 그렇기 때문에 별거 아닌 범인 검거를 하는 김재명 형사에게서 우리는 환호를 보내며 희열을 느끼고 있는 건지도 모른다. 앞으로는 이러한 영화를 현실에서 볼 수 있는 날이 오기를 기대해 본다.